거울을 보다가 문득 흰머리를 발견한 순간. 처음에는 "어? 한두 가닥이네?" 하고 넘겼는데, 어느새 머리카락 사이사이에서 반짝이는 흰머리들이 보인다. 괜히 마음이 쿵 내려앉는다. 나이가 들었다는 걸 눈으로 확인하는 느낌이랄까.
출산 후에는 더 심해진 것 같다. 임신과 출산을 거치면서 몸도 마음도 약해졌는데, 거기에 흰머리까지 늘어나니 더 큰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육아에 쫓기느라 거울을 들여다볼 시간조차 없었는데, 문득 머리를 빗다가 깜짝 놀랐다. 흰머리가 이렇게 많았나?
스트레스 때문인가? 아니면 유전 때문인가? 엄마도 젊은 나이에 흰머리가 많았던 것 같기도 하고, 요즘 잠도 부족하고 정신없이 살다 보니 스트레스가 극심해서 그런가 싶기도 하다.
출산 후, 흰머리가 더 심해지는 이유
출산 후 흰머리가 더 늘어나는 건 나만 그런 게 아니었다. 몸이 회복되는 과정에서 호르몬 변화가 크기 때문이란다.
임신 중에는 여성호르몬 덕분에 머리카락이 빠지지 않고 유지되지만, 출산 후에는 빠질 머리카락이 한꺼번에 빠지면서 흰머리가 더 눈에 띄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거기에 수면 부족과 극심한 피로, 육아 스트레스까지 더해지면서 모발 건강이 악화될 수도 있다.
셀프 염색, 해도 괜찮을까?
그래서 염색을 하긴 하는데, 이것도 맞는 건지 모르겠다. 미용실에 가면 깔끔하게 할 수 있겠지만, 아이 맡기고 나 혼자 시간 내는 게 쉽지 않다. 그러다 보니 집에서 대충 셀프 염색을 하게 되는데, 염색약 냄새도 독하고 두피에 자극도 심하다.
더군다나, 염색을 하면 할수록 머리카락이 점점 더 얇아지고 힘이 없어지는 기분이 든다. 흰머리를 가리려고 했던 건데, 오히려 모발 건강을 해치고 있는 건 아닐까?
스트레스 vs 유전, 흰머리의 진짜 원인은?
흰머리가 생기는 원인은 여러 가지지만, 크게 보면 두 가지로 나뉜다.
① 유전적 요인
부모님이 젊은 나이에 흰머리가 많았다면, 나 역시 비슷한 시기에 흰머리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 이는 멜라닌 색소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유전적으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② 스트레스와 환경적 요인
하지만 스트레스도 무시할 수 없다. 2020년 하버드 대학 연구에 따르면, 극심한 스트레스가 모낭 속 멜라닌 세포를 고갈시켜 흰머리 발생을 앞당길 수 있다고 한다. 즉, 스트레스를 받으면 원래보다 더 빨리 흰머리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흰머리를 줄이는 방법, 정말 없을까?
흰머리를 완전히 막을 수는 없지만, 진행 속도를 늦추는 것은 가능하다.
1. 스트레스 줄이기
- 충분한 수면을 취하기
- 명상이나 가벼운 운동으로 긴장 완화하기
- 스트레스받을 때마다 깊게 숨 쉬며 마음을 가라앉히기
2. 두피 건강 관리하기
- 두피에 자극이 적은 샴푸 사용하기
- 두피 마사지를 통해 혈액순환 촉진하기
- 염색을 자주 하는 경우, 천연 성분의 염색제 사용 고려하기
3. 영양소 챙기기
- 검은콩, 해조류, 견과류처럼 모발 건강에 좋은 음식 섭취하기
- 비타민B12, 비타민D, 철분이 부족하지 않도록 관리하기
4. 너무 신경 쓰지 않기
- 흰머리는 누구에게나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걸 받아들이기
- 무리하게 뽑거나 잦은 염색으로 오히려 모발 건강을 해치지 않기
나이 드는 것도 서러운 데, 흰머리까지…
흰머리는 단순히 머리카락 색이 변하는 게 아니다. 거울을 볼 때마다 "내가 정말 나이를 먹었구나" 하고 실감하게 만든다.
하지만 꼭 부정적으로만 생각할 필요는 없다. 흰머리가 있다는 건, 그만큼 많은 시간을 살아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우리가 겪은 모든 순간과 감정이 그 안에 담겨 있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 당장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겠지만, 적어도 흰머리 몇 가닥에 내 기분이 좌우되지 않도록 마음을 다잡아야겠다.
자연스럽게 늙어간다는 건,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니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