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셋을 키우며, 정말 오랫동안 ‘어디에서 아이들을 키울까’를 고민했어요. 우리 가족은 캐나다, 중국 광저우, 말레이시아 조호바루, 미국 캘리포니아, 그리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는 과정을 거쳤어요. 그리고 그 모든 이동과 선택의 중심에는 늘 아이들의 교육이 있었어요.
오늘은 그동안 직접 경험했던 해외 교육비와 학군 정보에 대해서, 솔직하게 이야기해보려고 해요. 누군가의 선택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요.
캐나다 교육비와 학군
처음 캐나다에 갔을 때는 밴쿠버였어요. 사실 ‘공립학교는 무상 교육’이라는 말에 혹했죠. 학비는 없고, 의료비도 대부분 커버된다기에 “여기라면 경제적인 부담이 적겠구나” 싶었어요.
그런데 현실은 달랐어요. 공립은 기본적으로 지역 학군에 따라 교육 수준이 천차만별이에요. 좋은 학군에 가려면 ‘그 지역에 살아야’ 하고, 그 지역 집값은 정말 높아요. 집값과 렌트비가 학군 순서대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우리가 살던 곳은 학군이 좋기로 유명한 지역이었는데, 렌트비가 한 달에 3000~4000불, 지금 환율로 치면 400만 원이 훌쩍 넘는 가격이었어요.
그리고 학교에서 다 커버될 거라고 생각했던 수업 외 활동(악기, 체육, 방과 후 수업 등)은 모두 추가 비용이었어요. 또 아이들이 영어에 적응하기까지 학습 지원도 필요했는데, ESL(English as a Second Language) 비용이 들어가기도 했고요. 결국 ‘공립이라 학비가 없으니 싸다’는 건, 진짜 착각이었어요.
살면서 드는 전체 비용을 생각하면, ‘국제학교 다니는 거나 해외에서 사는 거나 비슷할 수 있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죠. 그리고 나는 어린아이들 데이케어 비용도 만만치 않았어요. 어린아이일수록 비쌌어요.
중국 광저우 국제학교와 학군
캐나다에서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 광저우를 선택했어요. 남편 거래처가 있어서였고, 아는 지인도 있어서 ‘한 번 살아보자’는 생각이었어요. 하지만 여기도 예상과 달랐어요.
광저우 국제학교 학비는 정말 비쌌어요. 1년에 4000만 원~5000만 원이 기본이었고, 그 외에 입학금, 기부금 등이 필수였어요. 거의 서울 국제학교 수준이었는데, 문제는 주재원 가족은 회사에서 모든 비용을 지원해 주는데 우리는 온전히 사비로 감당해야 했다는 거였어요.
주변 엄마들이 다 주재원이라, 학비 걱정 없는 사람들이라는 게 은근 위축감을 줬고요. 광저우는 국제학교마다 수준 차이도 크고, 커리큘럼도 IB, AP, 영국식 등 다양했어요. 아이 성향에 따라 선택을 잘해야 했는데, 솔직히 처음 가는 지역에서는 정보를 찾는 것도 어려웠어요.
게다가 물가가 싸다는 말도 다 옛말이었어요. 특히 국제학교 학군 근처는 집값이 캐나다보다 더 비쌌고, 한국인들이 많이 사는 곳은 더더욱 그랬죠.
말레이시아 조호바루의 교육비와 학군
한 달 살기로 조호바루에 갔다가 너무 좋아서 정착을 고민했던 적이 있어요. 여기는 교육비가 정말 저렴했어요. 국제학교도 학비가 서울보다 훨씬 저렴해서, 아이 셋을 보내도 서울 국제학교 한 명 학비보다 덜 나갔던 기억이 나요.
1년에 1500만 원~2000만 원 선에서 꽤 괜찮은 커리큘럼을 갖춘 국제학교가 많았어요. 아이 셋을 키우는 우리 가족에게는 정말 가성비가 좋은 나라였죠.
하지만 단점도 있었어요. 아직 교통이나 의료 시스템이 완벽하게 자리 잡힌 곳은 아니었어요. 그리고 남편 없이 엄마 혼자서 아이 셋을 키운다는 게 쉽지 않았죠. 코로나가 터지면서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한국으로 돌아왔어요.
미국 캘리포니아 얼바인의 교육비와 학군
많은 사람이 ‘캘리포니아 얼바인’ 하면 떠올리는 게 바로 ‘대치동 같은 곳’이죠. 정말 맞아요. 한국 엄마들의 열정과 정보력은 미국에서도 빛을 발했어요.
우리도 아이 셋을 데리고 얼바인으로 갔어요. 사립학교 학비는 기본 3000만 원~5000만 원대였고, 거기에 교재비, 방과 후 수업, 급식비, 수학·영어 튜터까지 붙으면 1년에 1억 가까이 드는 경우도 많았어요.
공립은 학비는 없지만, 학군 따라 차이가 너무 심했어요. 좋은 학군에 살려면 역시 렌트비가 상상을 초월했고요. 한 달에 700만 원 이상 렌트비에, 보험료, 차 유지비, 생활비까지 포함하면 서울에서 국제학교 다니는 비용과 비슷하거나 더 들었어요.
무엇보다 ‘남들도 다 한다’는 분위기에 휩쓸리게 된다는 게 가장 힘들었어요. 안 해도 되는데, 다 하니까 우리도 해야 할 것 같은 그 압박감. 결국 정신 차리고 우리 방식대로 가자고 다짐했지만, 그게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고요.
한국 학군과 국제학교 선택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고 나서, 서울의 학군은 정말 또 다른 차원의 세계였어요. 대치동, 반포, 송파… 어느 곳을 선택하든 ‘정보력 싸움’이고, 엄마들의 경쟁은 끝이 없었어요.
국제학교도 여전히 핫하고, 국내 외국인학교는 학비가 기본 4000만 원 이상이니까 해외 못지않은 경제적 부담이었어요. 그리고 국제학교에 다니면 대학 진학 문제도 고민해야 했어요. 해외 대학을 목표로 하면 다시 비자, 학비, 생활비 문제가 시작되는 거니까요. 결국 돈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벽을 계속 마주하게 되더라고요.
결론: 학군과 교육비보다 더 중요한 것
아이 교육을 위해 이사 다니고, 나라를 옮기고, 국제학교와 학군을 고민했지만 결국 깨달은 건 이거였어요.
‘어디에 살든, 어떤 학교를 보내든, 가장 중요한 건 아이와 가족이 행복한가’ 그리고 ‘지금 이 선택이 우리 가족에게 버틸 수 있는 선택인가’ 그걸 기준으로 봐야 한다는 거예요.
좋은 학교, 좋은 학군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게 ‘당연하게’ 느껴지는 순간, 더 좋은 걸 바라게 돼요. 기준이 점점 높아지고, 한 번 높아진 기준은 쉽게 낮아지지 않아요.
그래서 남편과 요즘은 이런 얘기를 자주 해요. “이제 그만 보여주고, 더 내려놓자.” 내려놓을 때 비로소 아이들도 우리도 편해지더라고요.
마치며
해외 교육비와 학군 정보를 고민 중인 부모님들이라면 ‘지금 이 선택이 나와 가족에게 정말 필요한가?’라는 질문을 꼭 던져보세요. 비용만 보지 말고, 우리 가족이 행복할 수 있는가를 먼저 생각해 보는 것, 그게 진짜 교육의 시작이 아닐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