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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에서 영어 모르는 엄마가 셋 키운 썰

by mynote2822 2025. 3.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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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에서 영어 모르는 엄마가 셋 키운 썰

영어 한마디도 제대로 못했던 엄마가 낯선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아이 셋을 키우며 적응해 간 현실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한국에서는 당연하고 쉽게 느껴졌던 일상들이 미국에서는 하나하나가 도전이었어요. 하지만 번역기에 의지하며, 아이들과 함께 조금씩 배우고 적응하며 하루하루를 만들어갔던 시간들. 영어가 부족해도 미국 생활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용기를 전합니다.

학교 소통? 이메일과 번역기로 더디지만 해결했다

처음 미국에 왔을 때, 학교 등록은 이미 한국에서 정착지원 서비스로 끝내고 왔어요. 그래서 미국에서는 주로 학교에서 오는 이메일과 알림으로 소통을 시작했죠.

그런데 한국과 달리 미국은 뭐든 빠르게 처리가 되는 게 아니었어요. 답변을 기다리는 시간도 길었고, 이메일로 주고받는 소통은 느리고 불편했어요. 심지어 영어라서 내용 파악조차 시간이 오래 걸렸어요.

메일이 오면 바로 읽지 못하고 복사해서 번역기에 붙여넣고, 다시 천천히 읽어보며 이해했어요.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다시 검색하거나 물어보기도 했죠. 그렇게 느리게 하나씩 해나가야 했지만, 그게 제가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어요.

처음엔 답답했어요. 한국처럼 빠르게 전화해서 물어보고 해결할 수도 없고, 실시간으로 선생님과 소통할 수도 없으니까요. 그런데 그런 과정 속에서 저도 조금씩 성장하더라고요. 번역기로 메일을 읽고, 짧게라도 내 생각을 적어 보내고, 다시 답변을 기다리고… 시간이 오래 걸리긴 했지만, 하나씩 문제를 해결할 때마다 스스로 뿌듯했어요.

지금은 번역기 없이도 간단한 공지나 안내는 바로 읽고 처리할 수 있고, 선생님께 보내는 메일도 더 자연스러워졌어요. 느리지만 분명히 나아가고 있다는 걸 매일 느꼈습니다.

숙제 전쟁과 눈치 영어, 아이들과 함께한 성장

아이들 숙제는 미국 생활에서 가장 큰 도전 중 하나였어요. 아이 셋 모두 학교에 다니니 집에 오면 늘 숙제 전쟁이 시작됐어요. 첫째는 그나마 적응이 빨라서 혼자서도 알아서 숙제를 했지만, 둘째와 셋째는 특히 영어 독해와 쓰기에서 어려움을 많이 느꼈어요.

그런데 엄마인 저는 영어를 전혀 못하니 도와주고 싶어도 방법이 없더라고요. 처음에는 둘째 아이가 가져온 영어 숙제를 보고 정말 멘붕이었어요. 단어는 물론 문장도 이해가 안 되고, 이걸 어떻게 설명해줘야 하나 막막하기만 했죠.

하지만 포기할 수는 없었어요. 그래서 아이들과 함께 구글 번역기를 켜고 하나씩 해석해 가며 숙제를 했죠. 느리고 서툴렀지만, 그런 시간이 오히려 아이들과 저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어요.

아이들은 금방 적응해서 친구들과 영어로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고, 어느 순간부터는 제가 못 알아듣는 부분을 아이들이 옆에서 자연스럽게 번역해 주는 일이 많아졌어요. "엄마, 이건 이런 뜻이야!" 그 말이 얼마나 고마웠는지 몰라요.

엄마가 아이들을 가르치는 게 아니라, 아이들이 저를 도와주고 함께 배우는 동반자가 되어주었어요. 그런 모습을 보며 뿌듯하기도 하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도 미국에서 ESL 수업을 듣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간단한 인사말부터 시작했지만, 수업을 듣다 보니 듣기와 말하기가 조금씩 편해졌어요. 아이들과 함께 학습한 표현을 실생활에 써보고, 학교 선생님과도 짧게나마 직접 이야기하게 되었죠.

특히 '눈치 영어'가 정말 중요했어요. 말이 완벽하지 않아도 상대의 표정이나 분위기를 보고 대충 무슨 말인지 파악하게 됐어요. 감정으로 소통이 가능하다는 걸 알게 되면서 점점 두려움이 줄었어요.

생활 속 영어, 번역기와 천천히, 그리고 결국 해결

일상생활은 한국에 비해 뭐든 빠르게 해결되지 않았어요. 마트, 병원, 은행… 모든 게 절차도 길고, 질문 하나에도 답을 찾기까지 오래 걸렸어요.

마트에서 물건을 찾을 때도 직원이 무슨 말을 하면 바로 이해하지 못해서 번역기를 켜야 했고, 병원에서는 증상을 설명하기 위해 몇 번이고 메모지에 적어가고 번역기를 보여줘야 했어요.

처음엔 너무 불편하고 답답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모든 게 '과정'이라는 걸 알게 됐어요. 한국처럼 빠르게 바로바로 해결이 안 돼도, 번역기로 확인하고 천천히 하나씩 해결해 가면 결국은 다 해결됐어요.

특히 병원에서는 항상 증상을 영어로 미리 적어갔고, 필요한 질문은 준비해가서 차근차근 이야기했어요. 의료진도 그런 상황에 익숙해서 천천히 설명해 주고, 저는 다시 파파고로 번역해 가며 대화했죠.

은행도 직접 가는 대신 온라인 시스템을 익혀서 대부분 혼자 처리할 수 있게 되었고, 미국의 시스템은 생각보다 단순한 부분이 많아서 점점 자신감이 생겼어요.

느렸지만, 정말로 매일매일 문제를 하나씩 해결해갔고, 그게 저의 미국 생활을 가능하게 해 줬어요. 처음엔 불가능하다고 느꼈던 것들이, 조금씩 가능해지고, 또 익숙해지더라고요.

미국에 와서 가장 크게 느낀 건, 한국처럼 빠르고 간편하게 일이 처리되지 않는다는 거였어요. 영어도 부족하고, 시스템도 다르고, 속도가 느려서 답답했던 순간이 많았어요.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번역기로 하나하나 확인하고, 더디게라도 스스로 해결하며 살아가다 보니 어느 순간 적응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어요.

빠르지 않아도 괜찮아요. 느려도, 시간이 걸려도, 결국 길은 열리고, 방법은 생겨요. 아이들과 함께한 시간이 저를 더 강하게 만들었고, 지금은 누구보다 이곳 생활에 자신감을 가지게 됐어요.

영어가 부족해서 망설이는 분들께 말하고 싶어요. 빠르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천천히, 그러나 반드시 성장합니다. 엄마는 어디서든 강하고, 결국 다 해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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