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자녀와 함께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서, 이게 과연 괜찮은 걸까 고민하는 부모님들이 많습니다. 웃으며 함께 보는 시간이 소중하긴 한데, 혹시 아이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을까 걱정되기 마련이죠. 심리 전문가의 조언과 실제 부모의 경험을 바탕으로 초등학생과 예능 시청에 대한 생각을 나눠봅니다.
초등학생의 미디어 수용 발달 단계
어느 날 아이와 함께 예능 프로그램을 보고 있었습니다. 저도 모르게 웃고 있었던 모양이에요. 아이가 제 얼굴을 보며 "엄마, 엄마 웃는다!" 하고 말했죠. 그 한마디에 순간 멈칫했습니다. 그동안 남편이 예능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남편 있을 땐 일부러 TV를 끄고 아이에게도 보여주지 않으려 했었거든요. 그런데 그날, 아이가 저와 함께 웃는 걸 그렇게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많이 반성하게 됐어요. 아이는 단순히 프로그램을 보고 싶은 게 아니라, 저와 함께 무언가를 나누고 싶었던 거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심리 전문가들도 말합니다. 초등학생은 아직 상상과 현실을 완전히 구분하지 못하고, 감정적으로 상황을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고요. 그렇기 때문에 무엇을 보느냐도 중요하지만, 누구와 어떻게 보느냐가 훨씬 더 중요합니다.
아이들은 부모와 함께하는 시간에서 신뢰와 안정감을 얻습니다. 단순히 화면에 집중하는 게 아니라 부모의 반응을 보고 배우죠. 그러니 부모가 옆에서 함께 웃고, 때론 설명해 주면서 경험을 나누는 과정이 매우 중요합니다.
예능 프로그램의 긍정적·부정적 영향
예능 프로그램은 아이에게 다양한 자극을 줍니다. 재미있고 유쾌한 장면은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게 하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장면을 통해 공감 능력도 키울 수 있습니다. 특히 가족과 함께 보는 시간은 정서적인 유대감을 강화하는 좋은 기회가 됩니다.
그런데 주의해야 할 점도 있습니다. 일부 프로그램은 자극적인 내용, 과한 경쟁, 무례한 언행을 재미로 포장하기도 합니다. 이런 장면이 반복되면 아이도 무의식 중에 그런 행동을 정상으로 받아들일 위험이 있습니다.
저도 그래서 남편이 예능 시청을 꺼리는 마음을 이해합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막는 것만이 해답은 아니더라고요. 오히려 아이와 함께 적절한 기준을 세워주고, 프로그램 내용을 함께 이야기 나누는 게 더 효과적입니다.
다행히 최근에는 교육적 요소를 가미한 예능 프로그램도 많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보면서 "저건 왜 저랬을까?" "우리라면 어떻게 했을까?" 질문을 던지는 것만으로도 사고력을 키워줄 수 있습니다.
앞으로는 남편과도 이 부분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해보고 싶어요. 아이와 함께 웃을 수 있는 시간을 더 늘리고 싶거든요.
심리 전문가가 권하는 안전한 시청 가이드
전문가들은 부모가 아이의 예능 시청을 완전히 금지하거나 무조건 허용하는 대신, 균형 잡힌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 시청 시간은 하루 1시간 이내로 제한하기
아이가 오랜 시간 TV에 노출되면 신체 활동이 줄어들고, 미디어에 과몰입할 수 있습니다. 적당한 시간이 중요합니다. - 함께 시청하고 대화하기
TV를 켜두고 아이 혼자 보게 하지 않고, 부모가 옆에 앉아 함께 봅니다. 중간에 설명해주거나, 부적절한 장면에서는 바로 대화를 시도하세요. “저건 보기엔 웃기지만 저렇게 하면 안 되는 거야”라는 간단한 말이 큰 영향을 미칩니다. - 프로그램 선택에 기준 세우기
초등학생에게 적합한 등급인지, 경쟁 중심보다는 협동과 배려를 강조하는 내용인지 살펴봅니다. 저도 요즘은 아이가 보고 싶다는 프로그램을 먼저 보고 판단한 후, 함께 시청할지 결정하고 있습니다. - 시청 후 피드백 시간 갖기
예능을 보고 난 후 아이가 느낀 점을 묻고, 생각을 나누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오늘 본 거 어땠어?”라는 가벼운 질문으로 시작해도 충분합니다.
예능 프로그램을 아이와 함께 본다는 건 단순한 시청을 넘어 감정을 나누고 소통하는 시간이 될 수 있습니다. 아이가 웃으며 엄마를 바라보던 그 순간처럼요. 심리 전문가의 조언을 참고하고, 부모로서의 마음을 담아 아이와 함께 즐기는 시간을 만들어가길 추천합니다.
앞으로는 남편과도 이런 경험을 이야기하며, 아이가 건강하게 미디어를 접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고민해보고 싶어요. 아이와 웃는 시간을 소중하게 여기는 것, 그게 바로 가장 좋은 교육일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