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만 사교육이 심하다고 생각했던 저에게 미국에서의 교육 현실은 정말 의외였어요. 세 아이와 함께 미국에서 몇 년을 지내면서 직접 겪은 사립학교와 사교육의 현실, 그리고 한국과 미국의 공교육·사교육 시스템을 비교하며 느꼈던 솔직한 이야기입니다. 미국도 결코 ‘자유롭고 여유로운 교육 환경’만은 아니더라고요. 현지 부모들은 어떤 방식으로 사교육을 하고, 얼마나 교육에 힘을 쏟는지, 그리고 저희 가족이 내린 교육 선택과 고민까지 자세히 담아보았습니다.
미국 학부모들도 사교육에 진심이더라고요 (튜터링, 과외, 방과후 학원)
미국으로 이주하기 전, 사실 저도 ‘미국은 공교육이 잘 되어 있어서 사교육이 필요 없다’는 말을 믿었어요. 하지만 막상 아이를 학교에 보내보니, 생각했던 것과는 정말 달랐습니다. 특히 사립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의 경우, 방과 후 시간표가 더 빡빡하더라고요. 학교 끝나자마자 바로 개인 튜터링이나 학원 수업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고요.
저희 첫째가 다녔던 사립초등학교만 해도 방과 후 프로그램이 기본이었는데, 문제는 이게 선택이 아니라 거의 필수라는 분위기였어요. '다른 애들은 다 하는데, 우리 아이만 빠지게 할 수 없다'는 마음이 드니까 자연스럽게 등록하게 되더라고요. 수학 튜터, 독서 토론, 심지어 로봇 공학 수업까지—하나하나 추가하다 보면 생각보다 빠르게 비용이 올라갔어요.
우리 아이가 다녔던 미국 사립학교, 그리고 방과 후 사교육 이야기
첫째는 미국 현지에서 꽤 유명한 사립학교에 다녔어요. 학교 분위기는 정말 좋았고, 학생들 한 명 한 명을 존중하고 개별적인 관심을 많이 주더라고요. 교실 안에서 질문도 자유롭고, 발표도 많아서 아이가 처음엔 어색해했지만 금방 적응했어요.
하지만 문제는 방과 후예요. 학교에서 수업 끝나면 그냥 집에 오는 게 아니라, 추가 학습 프로그램이나 튜터링이 거의 필수처럼 이어졌어요. 학교에서도 권장하는 프로그램이 많고, 또 주위 엄마들끼리 정보를 공유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여러 프로그램을 알아보게 되더라고요.
한국 돌아온 후, 한국 공립과 미국 사립 비교해보니
몇 년 후 한국으로 돌아와 아이들을 공립학교에 보내게 됐어요. 그때 처음으로 한국 공교육 시스템을 다시 경험하게 되었는데, 차이가 정말 크더라고요. 우선 학교에서 모든 게 정해진 시간표와 기준에 따라 돌아가는 게 오히려 저희 아이들한테는 안정감을 주었어요.
하지만 답답해하는 부분도 있었어요. 미국에서는 수업 시간에 질문이 자유로웠는데, 한국에서는 아이가 질문을 하려다 분위기를 살피는 일이 많더라고요. 창의성과 토론 중심 교육이 부족한 건 확실했어요.
결국 저희 가족은 미국 사립학교에서 배운 ‘자율성’과 ‘창의성’, 그리고 한국 공교육이 가진 ‘체계성’을 결합해 나만의 방식으로 아이들을 키워가고 있어요. 앞으로도 ‘남들이 다 하니까’가 아닌, 우리 아이에게 진짜 필요한 교육이 무엇인지 고민하며 선택하고 싶어요. 그리고 이 경험이 다른 부모님들에게도 작은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